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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버 칼럼 연재/셀프 장비 제작기

[맥다이버] 수중 카메라 디퓨저 자체 제작



[맥다이버] 수중 카메라 디퓨저 자체 제작



 스쿠버다이빙의 큰 즐거움 중에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수중촬영일 것이다.
  그래서 다이버들은 자신만의 수중카메라를 가지고 싶어한다. 

 대개, 수중 촬영은 일반 디지털카메라, 비디오카메라 등을 수중 하우징을 씌워 사용하는데 최근 액션캠으로 불리우는 고프로 등의 카메라도 많이 쓰이는 편이지만 사진 촬영 능력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여전히 스쿠버다이버들에게는 일반 카메라 + 하우징 조합이 많이 쓰인다. 




카메라 가격보다 더 비싼 하우징.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지만
 큰 마음 먹고 구입한 카메라와 하우징만으로 과연 제대로 된 촬영을 할 수 있을까?



 큰 마음을 먹고 수중카메라를 구입을 하고 나서 부푼 마음을 안고 물 속에 들어가 
자신의 카메라로 첫 촬영을 하고 난 뒤 아마 대부분의 다이버들은 절망을 했을 것이다.




 에엥? 이거 내가 본거랑 완전히 다르잖아.
 색이 왜 이래?


 바로 위의 상황과 비슷한 상황을 대면하고나서야
 다이버들은 스트로보의 중요성을 인식한다.

 
 여기서 잠시 스트로보란?
 스트로보란 정확히 스트로브 라이트(strobe light)를 일컷는다.  스트로브는 섬광등인데 우리가 흔히 하는 카메라 플래쉬가 바로 스트로브, 어느순간 사람들에겐 스트로보라는 이름이 더 입에 익게 되었다. 여기서는 그냥 편하게 스트로보라고 칭하기로 하겠다.



 수중 촬영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를 하나 꼽으라면 바로 화이트밸런스와 광량의 문제다.  수중에선 붉은가시광선이 제대로 투과되지 못하면서 사진을 찍었을 때 원래의 바다색인 푸른빛이 아니라 청녹색에 가까운 녹빛을 보여준다. 게다가 깊은 수심에 다다르지 못하는 햇빛으로 인해 광량 문제는 덤이다.  즉, 얕은 수심이 아니라 어느 정도 이상의 수심에서 사진촬영을 하는 것은 마치 어두운 밤 카메라를 들고 나가 촬영하는 것과 같은 이치로 빛이 모자른 모습을 보여준다.

 즉, 요약하면 부족한 광량 + 녹색빛이 도는 현상


- 사진 제공 : 스쿠버다이빙 동호회  www.BADASNAI.com


[ 사진 전체에 녹색빛이 돈다. 실제 보는 것과 다르게 촬영이 된다 ]


 이제 문제를 인식했고, 해결 방법을 강구하다가 드디어 다이버들은 스트로보가 필요함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스트로보가 필요하다고 또 아무렇지 않게 스트로보를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다이버가 얼마나 될까?



[ 후덜덜한 스트로보 가격, 카메라<하우징<스트로보 ]

배보다 배꼽이 이미 큰데, 스트로보는 또 더 크다. 

결국 값싼 방법을 강구하는데 이를 위해 레드필터를 써서 
붉은색 가시광선을 보충해주어 녹색톤의 사진을 방지하거나한다. 하지만 이 것 역시 임시방편일 뿐이다. 

레드필터는 낮은 수심을 제외하고는 실제로 별 효과가 없다.  
근본적인 문제는 바로 광량이기 때문이다. 결국 스트로보가 필요한 상황.

 
 이때문에 스트로보를 구입하려하지만 
비싼 가격에 엄두가 나지 않아 다이버들은 광량확보를 위해 
카메라 플래쉬나, 수중랜턴 등을 이용해  스트로보 대신에 사용을 해본다.  

혹 여유가 있는 다이버는 또다시 큰 마음 먹고 비싼 스트로보를 구입해서 물 속에 들어가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사진 촬영을 하고 난 뒤
  나중에 찍은 사진들을 확인해보면 물 속에 부유물 입자등이 반사되어 사진에 온갖 잡티가 나오고, 
또 피사체에 불빛이 반사되어 좋은 사진을 얻기 힘들다.



[ 왼쪽 플래쉬, 오른쪽 디퓨져 ]




[비교 사진 : 디퓨저가 없으면 강렬한 빛 때문에 그림자가 생기고, 피사체가 반사됨 ]

디퓨져가 만든 현상은 아님! ㅋㅋ



[비교 사진 : 디퓨져를 이용하면 은은하게 빛이 퍼져서 전체적으로 밝음 ]



 그렇기 때문에 수중에서는 반드시 빛의 강도와 번짐을 조절 할 수 있는 디퓨저를 사용하게 된다. 
이미 수상,육지에서 카메라 좀 사용하신 분들은 다 알고 있는 디퓨저. 

 디퓨저는의 역할은 강한 빛을 은은하게 퍼트려주는 역할을 한다.  



보통은 카메라 플래쉬에 장착하게 되는 얇은 흰색 플라스틱 판이 
 디퓨져 역할을 하는데 비싼 스트로보를 구입하면 
거의 대부분 자연스럽게 디퓨저가 장착되어있거나 맞는 디퓨저를 구하기 쉽지만
 헝그리 다이버들은 녹녹치가 않다. 

특히 이미 가지고 있는 수중랜턴을 스트로보로 사용하려고 마음 먹은 다이버들에게는 더더욱 힘들다.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수중 랜턴 같은 경우엔 꼭 맞는 디퓨져를 찾기 힘들다.


 오늘은 이런 헝그리다이버들을 위한 수중랜턴을 스트로보로 사용하는 이들을 위해
 디퓨저 자체제작기를 올려볼까한다. 

시중에 판매하는 디퓨저도 몇만원을 넘기 일 수고 그나마도 자신이 사용하는 랜턴에 안맞는 경우가 태반. 
아마 이런 걱정을 가지고 있는 다이버들에게 유용한 정보글이 되었으면 한다.


 내가 디퓨져를 자체제작 하려던 것은 나 역시 내가 사용하는 수중 랜턴을 낮에는 카메라용 라이트로 사용하기로 마음 먹었는데 디퓨져가 마땅한게 없는 것이 문제였다. 

[ 평범한 수중랜턴 ]


맥가이버 형님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그리고 어느날  나는 바나나우유를 먹으며 꿀을 빨고 있었다. 빈 바나나우유 용기를 보는 순간 번뜩였다.

어라?
이거 입구는 좁고 안에는 넓잖아.

그리하여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바나나 우유 앞을 살짝 잘라낸 후 랜턴을 꼽아봤다. 

왠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어마어마하게 딱 맞았다.


[ 바나나 우유 팩 디퓨저 장착 ]


그렇게 나의 자작 디퓨저가 탄생하게 되었다.

랜턴을 꼽았다 뺐다 하는 과정에서 빠지기 어렵고, 
꼽기는 쉽게 하기 위해서 테두리는 전기절연테잎으로 마무리. 
더욱 튼튼해지면서 쪼임이 좋아졌다. 








[ 디퓨저 장착, 은은하게 빛나고 전체적으로 밝아짐 ]



[ 디퓨져 없음 , 피사체 빛남 ]


[ 디퓨져 없음 , 피사체가 빛에 뭉게짐 ]

[ 디퓨저 장착 : 은은한 빛 ]







[ 전체적으로 광량 확보 완료 ]






실제 바다 테스트 완료
   모두의 우려와는 달리 수 많은 다이빙 동안 빠지지 않음. 잘 고정됨
   더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완벽함

   


가격 대 성능비를 생각하면 가끔씩 바나나우유 마시고 용기를 깨끗하게 씻어서
 모아두는 것만으로도 디퓨져 대량생산 가능. 

실제로 몇만원 주고 산 디퓨저보다 훨씬 훌륭하다.
 보통 디퓨저들은 평판인데 전구처럼 불빛을 내기 때문에 
더욱 빛이 은은하게 퍼지고 무엇보다도 간지도 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쨌든 많은 다이버들이 이 디퓨저를 보고 기가막히다고 했고,
 또 실제로 따라 만들기도 했으니 효과는 충분히 알 수 있으리라 본다. 

스쿠버다이빙이 비싸서 못한다는 그런 인식이 조금 더 줄어들고, 
또 길은 가고자 한다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아무쪼록 조건에 구애 받지 않고 주어진 환경에 맞추어 즐거운 다이빙을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땅에 모든 헝그리 다이버들이여 힘내시라!